일간지 (2022) 쓰레기통 뒤져가며 연구???30년 전 오늘 '우리별' 역사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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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KAIST 대강당서 '우리별 발사 30주년 기념식' 개최
남의별 비난·연구비 중단 등 고난 딛고 우주시대 개척
김이을 쎄트렉아이 대표 "진정성있는 위성개발, 물려받은 소명"
"이렇게 좋은 환경에서 공짜로 공부하는 것을 당연하게 누릴 권리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너희가 공부하는 데 들어간 비용 중 일부는 시장에서 채소나 생선을 파는 할머니의 전대에서도 나왔음을 명시해라. 받은 혜택의 곱절을 사회에 돌려줘야 한다는 책임의식을 가져라." (故최순달 박사가 우리별 1기생들에게 유학 설명회 당시 한 말)
다사다난했다. 말도 통하지 않는 타국에서 현지 연구원들이 쓰레기통에 버린 자료를 뒤져가며 연구했다. 밤낮없이 연구하면서도, 넉넉지 않은 지원금에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부족한 생활금을 채웠다. 주어진 시간은 단 2년. 한국이 인공위성을 만든다는데 남들은 비웃었지만 이들은 확신했다. 실패하면 자국으로 돌아가지 않겠다는 신념 하나로 연구했다.
한국 최초의 인공위성인 우리별 탄생 일화다. 우리별 1호는 1992년 8월 11일 발사, 지상국과의 통신도 성공적으로 해내며 새역사를 썼다. 한국의 우주시대를 연 순간이다. 그로부터 30년이 지난 지금 한국은 과학기술위성, 나로과학위성, 다목적실용위성, 차세대소형위성 등을 발사했다. 특히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 위성 개발 기술을 전수하며 기술 수입국에서 어엿한 수출국으로 발돋움했다.
11일 KAIST 대강당에서 '우리별 발사 30주년 기념식'이 열렸다. 발사 주역들과 함께 현대그룹 등 뒷선에서 도움을 준 산학연 관계자들 200여명이 함께했다. 참고로 지금의 KAIST 인공위성연구센터 연구동은 당시 현대전자(현 SK하이닉스) 기증으로 마련됐다.
우리별은 KAIST 재학생들이 만들어낸 쾌거다. 지금이야 각 산학연관 등에서 활동하는 중추적 인물이지만, 당시엔 모두 20대 청춘에 불과했다. 기술과 부품을 외국에서 들여왔다는 이유로 '남의별'이라는 비난이 붙기도 했으며, IMF로 대기업들의 투자자금이 회수, 연구비가 없어 종이와 펜으로 인공위성 그림만을 그려야 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한국의 우주시대를 우리 손으로 직접 열어야겠다는 집념뿐이었다.
당시 고 최 박사는 학생들을 영국 서리대에 유학 보내며 "대한민국 최초의 인공위성을 너희 손으로 만들고, 너희가 우리나라 우주산업의 개척자가 된다는 자부심과 책임감을 항상 간직해라. 이준 열사가 네덜란드 헤이그 만국평화회의에서 조선이 독립국임을 알리는 데에 뜻이 꺾이자 자결했던 심정으로 열심히 공부해라. 그리고 성공하지 못하면 돌아오지 마라"라고 한 말은 유명하다.
그렇게 우리별은 1호 발사 후 1년 뒤인 1993년 9월 26일 2호, 1999년 5월 26일 3호가 연달아 성공적으로 발사됐다. 특히 3호는 순수 우리 기술로 만든 우리 고유의 위성이다.
우리별은 한국의 뉴 스페이스 시대를 열어주기도 했다. 우리별 개발 주역들이 민간 위성개발 기업 '쎄트렉아이'를 설립하면서다. 쎄트렉아이는 국내 최초 우주산업 분야로 코스닥에 상장, 우주산업계 길을 튼 곳이라 할 수 있다.
설립 22년 차인 쎄트렉아이는 직원 21명으로 시작, 지금은 320여명으로 성장했다. 작년 기준 660억 규모의 매출액을 달성했으며, 지구관측 분야론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대표로 인식되고 있다. 현재까지 5개 탑재체를 해외 위성에 실어 발사했으며, 7개의 개별 해외 위성을 우주로 보냈다.
이날 김이을 쎄트렉아이 대표는 "쎄트렉아이를 대표해 우리가 배운 우리별 정신에 감사함을 표하고 싶다"며 "우린 개발 철학, 기술, 태도, 문화 등 관점에 따라 상이한 모습을 띌 수 있다는 점을 배웠다"고 말했다.
우리별 2세대인 김 대표의 이날 발표 주제는 'Devotion(헌신)'이었다. 그는 "고 최 박사님께선 우리별 1세대 장학생들을 선발하며 헌신을 상당히 강조하셨다. 헌신이란 말이 요즘 시대엔 그다지 울림을 안 주는 단어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개인적으론 삶을 돌아봤을 때 사고의 폭이 넓어질수록 되짚어볼 수밖에 없는 단어다. 경우에 따라선 소명의식이라 할 수 있겠다. 쎄트렉아이는 위성 개발에 있어서 꽤나 진지하다. 항상 진정성 있는 자세로 위성을 만드는 게 우리가 물려받은 소명이다"라고 마무리했다.
우리별 개발 당시 처음으로 유학길에 올랐던 5명 중 한 명이었던 박성동 전 쎄트렉아이 의장은 "KAIST가 만들어나갈 우주 미래를 응원하고 기대한다"며 "항상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는 마음으로 임했으면 한다"고 희망했다.
권세진 인공위성연구소장은 "새롭게 전개되는 우주시대에 걸맞게 더 도전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목표를 향해 나아가겠다"며 "내년부터 연구소는 우리별 위성을 귀환시키기 위한 연구에 착수한다. 이를 통해 미래 우주기술을 확보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는 장차관이 참석하지 않은 가운데 이종호 장관이 영상 축사를 통해 "1992년 우리별 1호의 성공을 바탕으로 다목적실용위성, 차세대중형위성 등 우수한 수준의 위성을 독자개발할 수 있게 됐다"며 "이젠 산업 육성과 위성개발에 필요한 부품을 국산화하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정부도 이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아래는 우리별 개발 당시 참여한 과학자들.
▲최순달 ▲강경인 ▲곽윤근 ▲구자춘 ▲김경희 ▲김광식 ▲김도형 ▲김명석 ▲김문규 ▲김병진 ▲김성헌 ▲김승범 ▲김용민 ▲김이을 ▲김일태 ▲김진중 ▲김태정 ▲김현구 ▲김형신 ▲남명용 ▲류문수 ▲류봉균 ▲명로훈 ▲민경욱 ▲민승현 ▲박강민 ▲박규호 ▲박성동 ▲박성민 ▲박원규 ▲박찬왕 ▲배정석 ▲선광일 ▲선종호 ▲성백일 ▲신동석 ▲신영훈 ▲양한복 ▲양호순 ▲엄효준 ▲유상근 ▲윤명중 ▲윤성기 ▲이대희 ▲이동우 ▲이상현 ▲이서림 ▲이성호 ▲이영란 ▲이우경 ▲이임평 ▲이종인 ▲이준호 ▲이현우 ▲이홍규 ▲임광수 ▲장영순 ▲장현석 ▲전홍준 ▲정성인 ▲정원일 ▲정태진 ▲최경일 ▲최규홍 ▲편무곤 ▲김형명 ▲박동조 ▲성단근.
https://www.hellodd.com/news/articleView.html?idxno=97786
남의별 비난·연구비 중단 등 고난 딛고 우주시대 개척
김이을 쎄트렉아이 대표 "진정성있는 위성개발, 물려받은 소명"
"이렇게 좋은 환경에서 공짜로 공부하는 것을 당연하게 누릴 권리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너희가 공부하는 데 들어간 비용 중 일부는 시장에서 채소나 생선을 파는 할머니의 전대에서도 나왔음을 명시해라. 받은 혜택의 곱절을 사회에 돌려줘야 한다는 책임의식을 가져라." (故최순달 박사가 우리별 1기생들에게 유학 설명회 당시 한 말)
다사다난했다. 말도 통하지 않는 타국에서 현지 연구원들이 쓰레기통에 버린 자료를 뒤져가며 연구했다. 밤낮없이 연구하면서도, 넉넉지 않은 지원금에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부족한 생활금을 채웠다. 주어진 시간은 단 2년. 한국이 인공위성을 만든다는데 남들은 비웃었지만 이들은 확신했다. 실패하면 자국으로 돌아가지 않겠다는 신념 하나로 연구했다.
한국 최초의 인공위성인 우리별 탄생 일화다. 우리별 1호는 1992년 8월 11일 발사, 지상국과의 통신도 성공적으로 해내며 새역사를 썼다. 한국의 우주시대를 연 순간이다. 그로부터 30년이 지난 지금 한국은 과학기술위성, 나로과학위성, 다목적실용위성, 차세대소형위성 등을 발사했다. 특히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 위성 개발 기술을 전수하며 기술 수입국에서 어엿한 수출국으로 발돋움했다.
11일 KAIST 대강당에서 '우리별 발사 30주년 기념식'이 열렸다. 발사 주역들과 함께 현대그룹 등 뒷선에서 도움을 준 산학연 관계자들 200여명이 함께했다. 참고로 지금의 KAIST 인공위성연구센터 연구동은 당시 현대전자(현 SK하이닉스) 기증으로 마련됐다.
우리별은 KAIST 재학생들이 만들어낸 쾌거다. 지금이야 각 산학연관 등에서 활동하는 중추적 인물이지만, 당시엔 모두 20대 청춘에 불과했다. 기술과 부품을 외국에서 들여왔다는 이유로 '남의별'이라는 비난이 붙기도 했으며, IMF로 대기업들의 투자자금이 회수, 연구비가 없어 종이와 펜으로 인공위성 그림만을 그려야 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한국의 우주시대를 우리 손으로 직접 열어야겠다는 집념뿐이었다.
당시 고 최 박사는 학생들을 영국 서리대에 유학 보내며 "대한민국 최초의 인공위성을 너희 손으로 만들고, 너희가 우리나라 우주산업의 개척자가 된다는 자부심과 책임감을 항상 간직해라. 이준 열사가 네덜란드 헤이그 만국평화회의에서 조선이 독립국임을 알리는 데에 뜻이 꺾이자 자결했던 심정으로 열심히 공부해라. 그리고 성공하지 못하면 돌아오지 마라"라고 한 말은 유명하다.
그렇게 우리별은 1호 발사 후 1년 뒤인 1993년 9월 26일 2호, 1999년 5월 26일 3호가 연달아 성공적으로 발사됐다. 특히 3호는 순수 우리 기술로 만든 우리 고유의 위성이다.
우리별은 한국의 뉴 스페이스 시대를 열어주기도 했다. 우리별 개발 주역들이 민간 위성개발 기업 '쎄트렉아이'를 설립하면서다. 쎄트렉아이는 국내 최초 우주산업 분야로 코스닥에 상장, 우주산업계 길을 튼 곳이라 할 수 있다.
설립 22년 차인 쎄트렉아이는 직원 21명으로 시작, 지금은 320여명으로 성장했다. 작년 기준 660억 규모의 매출액을 달성했으며, 지구관측 분야론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대표로 인식되고 있다. 현재까지 5개 탑재체를 해외 위성에 실어 발사했으며, 7개의 개별 해외 위성을 우주로 보냈다.
이날 김이을 쎄트렉아이 대표는 "쎄트렉아이를 대표해 우리가 배운 우리별 정신에 감사함을 표하고 싶다"며 "우린 개발 철학, 기술, 태도, 문화 등 관점에 따라 상이한 모습을 띌 수 있다는 점을 배웠다"고 말했다.
우리별 2세대인 김 대표의 이날 발표 주제는 'Devotion(헌신)'이었다. 그는 "고 최 박사님께선 우리별 1세대 장학생들을 선발하며 헌신을 상당히 강조하셨다. 헌신이란 말이 요즘 시대엔 그다지 울림을 안 주는 단어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개인적으론 삶을 돌아봤을 때 사고의 폭이 넓어질수록 되짚어볼 수밖에 없는 단어다. 경우에 따라선 소명의식이라 할 수 있겠다. 쎄트렉아이는 위성 개발에 있어서 꽤나 진지하다. 항상 진정성 있는 자세로 위성을 만드는 게 우리가 물려받은 소명이다"라고 마무리했다.
우리별 개발 당시 처음으로 유학길에 올랐던 5명 중 한 명이었던 박성동 전 쎄트렉아이 의장은 "KAIST가 만들어나갈 우주 미래를 응원하고 기대한다"며 "항상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는 마음으로 임했으면 한다"고 희망했다.
권세진 인공위성연구소장은 "새롭게 전개되는 우주시대에 걸맞게 더 도전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목표를 향해 나아가겠다"며 "내년부터 연구소는 우리별 위성을 귀환시키기 위한 연구에 착수한다. 이를 통해 미래 우주기술을 확보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는 장차관이 참석하지 않은 가운데 이종호 장관이 영상 축사를 통해 "1992년 우리별 1호의 성공을 바탕으로 다목적실용위성, 차세대중형위성 등 우수한 수준의 위성을 독자개발할 수 있게 됐다"며 "이젠 산업 육성과 위성개발에 필요한 부품을 국산화하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정부도 이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아래는 우리별 개발 당시 참여한 과학자들.
▲최순달 ▲강경인 ▲곽윤근 ▲구자춘 ▲김경희 ▲김광식 ▲김도형 ▲김명석 ▲김문규 ▲김병진 ▲김성헌 ▲김승범 ▲김용민 ▲김이을 ▲김일태 ▲김진중 ▲김태정 ▲김현구 ▲김형신 ▲남명용 ▲류문수 ▲류봉균 ▲명로훈 ▲민경욱 ▲민승현 ▲박강민 ▲박규호 ▲박성동 ▲박성민 ▲박원규 ▲박찬왕 ▲배정석 ▲선광일 ▲선종호 ▲성백일 ▲신동석 ▲신영훈 ▲양한복 ▲양호순 ▲엄효준 ▲유상근 ▲윤명중 ▲윤성기 ▲이대희 ▲이동우 ▲이상현 ▲이서림 ▲이성호 ▲이영란 ▲이우경 ▲이임평 ▲이종인 ▲이준호 ▲이현우 ▲이홍규 ▲임광수 ▲장영순 ▲장현석 ▲전홍준 ▲정성인 ▲정원일 ▲정태진 ▲최경일 ▲최규홍 ▲편무곤 ▲김형명 ▲박동조 ▲성단근.
https://www.hellodd.com/news/articleView.html?idxno=977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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