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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지 펜트하우스3 7회 줄거리뷰: 주단태 여동생과 천수지구 집착이유? 백준기x천서진 럽라? 이별흑화 석훈, 클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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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HELLO
댓글 0건 조회 91회 작성일 24-11-14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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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강남하이퍼블릭 쓰는 출판 창업 7하이콘텍스트의 시대, 콘텐츠 비즈니스의 핵심을 찾다 ​​​ 홍보와 판매, 편집은 다른 노선이 아니다책이 출간됐다. 온라인서점에서 독자들이 구매인증 릴레이 게임을 벌이기 시작한다. 며칠 만에 초판이 매진됐다. 김동식 작가의 『회색 인간』 등 세 권의 소설집이 출간됐을 때 벌어진 일이다. 광고는커녕 기사 한 줄의 사전 홍보도 없었다. 아무런 마케팅이 없었음에도 이런 일이 벌어졌다. 일주일 만에 3쇄에 들어갔고 이후에 언론은 ‘김동식 현상’에 대해 열렬히 보도하기 시작했다. 김동식 작가는 2018년 이후 꾸준히 소설만 쓰는 작가가 되었다.​많은 편집자가 책을 만들 때는 너무 행복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판매에는 도저히 자신이 없다고 말한다. 그래서 경험자들도 창업을 주저한다. 반드시 출판 창업을 할 필요는 없다. 창업을 하지 않더라도 편집자로 행복한 삶을 얼마든지 구가할 수 있다. 단 앞으로는 책의 판매에 능력을 발휘하지 않으면 출판 현장에서 빠르게 퇴출될 수밖에 없다.​여러 번 이야기했지만 책의 수명이 너무 짧아지고 있다. 베스트셀러가 되지 않으면 스테디셀러가 되지도 못하고 빠르게 시장에서 도태된다. 오프라인서점은 초장에 반응이 없는 책은 바로 반품한다. 전에는 그래도 책이 U자로 반품이 왔는데 지금은 가자마자 온다고 해서 I자로 반품이 온다고 말한다. 온라인서점은 다를까? ‘롱테일법칙’이라는 것이 있다. 80%의 ‘사소한 다수’가 20%의 ‘핵심 소수’보다 뛰어난 가치를 창출한다는 이론이다. 이 법칙은 2004년 10월에 미국의 인터넷 비즈니스 관련 잡지 ;의 편집장이었던 크리스 앤더슨(Chris Anderson)이 처음 사용하였다. ​그가 예로 든 것이 하필이면 온라인서점 아마존닷컴이다. 아마존닷컴의 전체 수익 가운데 절반 이상은 오프라인서점에서는 서가에 비치하지도 않는 비주류 단행본이나 희귀본 등 이른바 ‘팔리지 않는 책’들에 의하여 축적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어떤 기업이나 상점이 판매하는 상품을 많이 팔리는 순서대로 가로축에 늘어놓고, 각각의 판매량을 세로축에 표시하여 선으로 연결하면 많이 팔리는 상품들을 연결한 선은 급경사를 이루며 짧게 이어지지만 적게 팔리는 상품들을 연결한 선은 마치 공룡의 ‘긴 꼬리(long tail)’처럼 낮지만 길게 이어지는데, 이 꼬리 부분에 해당하는 상품들의 총판매량이 많이 팔리는 인기 상품의 총판매량을 압도한다는 것이다. ​과연 그럴까? 출판사는 크게 팔리는 책이 없으면 바로 망한다. 독자가 주문을 하지 않으면 한국의 온라인서점은 주문을 하지 않는다. 3일 만에 책을 보내준다고 하면 대체로 독자는 주문을 주저한다. 그런 상태가 길게 지속되면 판매지수도 떨어지고 독자들은 구매를 거의 포기한다. 그리하여 죽어가는 책들이 부지기다. 한두 부라도 강남하이퍼블릭 꾸준히 주문이 오는 책이 많다면 롱테일 법칙이 작동하겠지만 그렇게 되기가 쉽지 않다. 크리스 앤더슨에게 묻고 싶다. 당신은 지금도 이 법칙이 통한다고 생각하느냐고? ​책이 출간되자마자 독자의 폭발적인 반응을 즉각 끌어낼 수 있는 책을 만들어내면 신생 1인 출판사라도 순식간에 유망한 출판사가 될 수 있다. 그런 출판사가 되려면 김동식 작가의 소설처럼 저절로 입소문이 널리 퍼져가는 책을 내야 한다. 요다는 신생 출판사였다. 김동식 작가의 책보다 하루라도 먼저 나온 책은 『81년생 마리오』이지만 거의 동시에 출간됐다. 그 바람에 요다는 2017년 12월에 첫 책을 펴낸 이래 불과 3년 만에 전도가 유망한 출판사가 될 수 있었다. ​출판사가 주목받지 못하는 책만 줄줄이 펴내면? 버티기 어렵다. 자금이 많으면 길게 버텨볼 수 있겠지만 그런 출판사는 정말 찾아보기 어려운 세상이 됐다. 지금은 출판 환경이 크게 바뀌고 있다. 스마트한 세상이 되면서 인간은 누구나 스마트폰으로 일상적으로 무수한 글을 쓰고, 검색하면서 읽고, 기하급수로 늘어나는 정보 더미에서 나에게 필요한 것들을 골라서 따로 모으고, 자기가 좋아하는 소셜 미디어에서 자신의 글들을 모아 어떤 형태를 갖춘 책을 만들어 타인이 읽게 만들곤 한다. 물론 타인의 소셜 미디어에서도 많은 글을 읽는다. 책을 구매하는 사람들은 모두가 이런 일을 날마다 하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이렇게 만들어지는 책은 과거의 책과는 원천적으로 다르다. 블로그나 브런치, 페이스북, 카카오페이지,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에 오른 글을 누구나 스마트폰으로 볼 수 있다. 그것은 이미 그 자체로 출판이라는 행위가 이뤄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출판 편집자 출신이면서 미디어학자인 하세가와 하지메(長谷川一)는 이런 형태의 출판을 기존의 ‘출판(Publishing)’과 구별하기 위해 ‘퍼블리킹PUBLICing’으로 부르자고 제안한 바 있다. 퍼블리싱은 ‘선 여과 후 출판’이었다. 발행인이나 편집자가 책으로 탄생할 가치가 있는 원고를 먼저 여과한 다음에 책으로 펴냈다. 퍼블리킹은 반대다. 웹에 먼저 오른(출판된) 것을 편집자가 여과해서 책으로 펴낸다. 출판 시스템이 ‘선 출판 후 여과’로 정반대로 바뀌었다.​물론 지금 두 시스템은 공존하고 있다. 편집자들은 일간지 기자가 취재 현장을 발로 누비기보다 ‘진중권’ 같은 취재원의 페이스북만을 들여다보다가 ‘따옴표’ 기사를 쓰는 한심한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소셜 미디어에서 여행(서핑)하면서 책이 될 만한 원고를 쓰고 있는 저자를 열심히 찾고 있다. 수많은 편집자가 인스타그램에서 1만 명 이상의 팬을 확보한 사람들을 열렬히 찾고 있다. 자신도 그런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는 편집자도 점점 강남하이퍼블릭 늘어나고 있다. ​우리는 스마트폰과 스마트패드, 스마트TV 등 스마트 기기를 일상적으로 이용하는 새로운 인간형을 ‘호모스마트쿠스’라고 부른다. 원래 읽기와 쓰기는 연동되어 있었지만 18세기에 이르러 소수의 ‘쓰기’와 대량복제에 의한 다수의 ‘읽기’로 바뀌었다. 산업혁명에 따른 문화 르네상스가 진행되면서 신문이나 잡지 등이 급속하게 늘어났다. 산업화가 진전되면서 도시로 모여든 이들 중에서 학구열이 높은 이들은 날마다 갱신되는 대량의 텍스트를 그 자리에서 소비하고 다시 돌아보지 않는 대중 저널리즘의 독자가 되었다. 19세기에는 과거에 교양계층이 아니었던 사람들, 즉 여성, 노동자, 어린아이들이 새롭게 독자층으로 유입되었다. ​지금은 근대 이전에는 마땅히 책을 읽던 ‘리딩 퍼블릭’(Reading Public), 구체적으로는 신문·잡지·단행본 필자들, 대학교수, 도회지로 모인 학생, 시골 선생, 성직자, 시민운동가 등이 책을 읽지 않게 되었다. 19세기에 새로 등장한 독자층인 여성, 노동자, 어린아이들이 주로 책을 보는 세상이 되었다. 이제 편집자는 스마트 기기의 재생장치를 이용해 텍스트(물질성) 혁명의 시대에 자신들이 필요한 정보를 언제 어디서나 자유롭게 소비하는 독자들을 만족시키는 도서를 내놓을 줄 알아야만 목숨을 부지할 수 있게 되었다.​스마트 기기는 독자와 콘텐츠 제공자의 새로운 관계성을 만드는 결정적인 열쇠가 되고 있다. 이때 편집자는 독자에게 통하는 콘텐츠가 무엇인지를 제대로 파악해 즉각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시대에 편집자는 달라져야만 했다. 나는 15주년 기념 별책단행본으로 2014년 3월에 출간한 『한국의 출판기획자』의 머리말에서 출판 편집자는 ‘퍼블리터publitor(퍼블리셔+에디터)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판매나 홍보부터 생각하는 출판사 대표이면서 편집의 달인인 편집자의 능력을 함께 갖추어야 한다고 말이다.​제이슨 엡스타인은 2001년에 펴낸 『북 비즈니스』에서 “출판사는 디지털 기술로 말미암아 이전과 같은 가내공업의 장인과 같은 업무로 회귀할 수 있게 될 것이며, 미래의 책은 대형출판사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편집자 또는 출판인으로 구성된 소규모 팀에 의해 만들어지게 될 것이기 때문에 우리들은 현재, 출판의 새로운 황금기의 입구에 서 있다”고 주장했는데 실제로 그런 세상이 되었다. 지금 출판은 소규모 팀이 아니라 1인 사업체여야 유리한 시대가 되었다고 볼 수 있을 정도이다. 대형출판사는 그런 편집자의 연합체가 되어야만 경쟁력이 있다. ​퍼블리터가 찾아야 할 텍스트퍼블리터는 어떤 텍스트를 찾아야 할까? 독자는 텍스트를 읽을 때 나와의 관계성부터 생각한다. 자신의 욕망이나 관심에 부응하지 않으면 아무런 관심도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욕망에 맞는 텍스트를 접하면 즉각 구매할 뿐만 아니라 적극적으로 소개도 한다. 소비자를 넘어 적극적인 전파자가 된다. 입소문의 진원지가 강남하이퍼블릭 되어 준다. 입소문을 내주는 이들이 많은 책일수록 판매 부수는 크게 늘어난다. ​편집자들은 텍스트가 좋아야 책이 팔린다고 말한다. 그걸 모르는 이가 없을 것이다. 지난 호에서 나는 글이 짧아야 하고, 첫 문장에서 사건이 바로 시작되어야 하면서, 남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반전이 있어야 한다는 김동식 작가의 견해를 말했다. 그게 온라인에 익숙한 독자들의 정서다. 나는 2012년에 펴낸 졸저 『새로운 책의 시대』 머리말 「사라지는 책과 살아남는 책」에서 전자텍스트는 시간성, 장소성, 신체성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먼저 시간성. 인간이 액정화면을 통해 정보를 제대로 소화해내려면 시간적 제약이 따른다. 따라서 전자텍스트는 10분 이내, 적어도 30분 이내의 짧은 시간에 소화할 수 있어야 한다. 압축한 정보로 완결성을 갖는 작은 이야기를 연결해 전체적으로는 큰 이야기가 되는 책이어야 할 것이다. ;의 구성을 닮은 책이되 하나의 실로 꿸 수 있는 이야기면 좋을 것이다.​둘째 장소성. 종이책에서는 ‘글맛’이 좋아야 한다. 그러나 전자공간에서는 이미지가 더욱 중요하다. 따라서 문주화종文主畵從이 아니라 화주문종畵主文從이 되어야 한다. 형식이 좋아야 내용도 힘을 발한다. 준비된 이미지가 없다면 디지털 기술을 이용한 다큐멘터리 일러스트레이션으로 이미지를 얼마든지 만들어낼 수 있어야 한다.​셋째 신체성. 전자공간에서 통하는 콘텐츠는 어떤 장르일까? 인간의 머리(뇌)를 움직이는 이성적인 글보다 몸과 마음을 움직이는 감성적인 글이어야 할 것이다. 종이책은 수없이 반복해서 읽어도 그때마다 새로운 의미를 깨칠 수 있는 책이 시공을 뛰어넘어 살아남았지만 전자공간의 콘텐츠는 임팩트가 강한 이미지가 선도하고, 부담 없이 ‘바라볼 수 있는’ 글쓰기가 따라온, 하지만 한순간에 ‘바로 이것’이라는 ‘느낌’이 오는 디자인이 이뤄진 콘텐츠여야 할 것이다.나는 2005년 무렵부터 팔리는 외서를 고르는 세 가지 기준도 이야기했다. 이 기준은 내가 한 출판사 대표에게서 들은 이야기다. 밀리언셀러도 기획한 바 있는 한 편집자가 출판사를 창업한 뒤 세평도 좋으면서 잘 팔리는 번역서를 연속해서 펴냈다. 나는 그에게 열 가지는 무리고 적어도 외서를 고르는 세 가지 기준만 알려달라고 했다. 그는 하나의 주제(원 테마, 원 키워드)에 대해 처음부터 끝까지 힘 있게 밀고 나간 책, 풍부한 사례를 제시하면서 스토리텔링이 확실한 책, 권위가 있는 책이라고 대답해주었다. ​사실 2000년대 중반 이후 베스트셀러에 오른 책은 대부분 그런 책들이다. 인터넷의 등장 이후 ‘검색’에서 촉발된 읽기의 비중은 매우 높아졌다. 이러한 검색 습관으로 말미암아 원 테마(키워드)의 도서가 각광 받는다는 이야기는 앞에서 했다. 그렇다고 원 강남하이퍼블릭 테마를 기계적으로 쉽게 설명하거나 교과서적 교양만을 나열해서는 안 된다. 안방에서 저자와 천천히 대화하는 듯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게 처음부터 끝까지 힘 있게 전개해야 한다.​풍부한 사례는 사실적 상상력인 팩트fact이다. 스토리텔링은 허구적 이야기인 픽션fiction이다. 팩트는 ‘이론’이 아니라 구체적인 ‘사람’과 ‘사물’과 ‘사건’에서 촉발한 것이어야 한다. 노이즈noise에 불과한 사소한 이야기로부터 출발하되 이야기성이 풍부한 글쓰기를 통해 대중이 원하고자 하는 바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은 흔히 말하는 팩션faction이다. 댄 브라운의 『다빈치 코드』 같은 팩션형 소설이 대단한 인기를 끌기도 했지만 팩션형 글쓰기는 이미 큰 흐름을 이루고 있다.​이때 노이즈는 단순한 하나의 사례만을 일컫는 것은 아니다. 빅데이터의 시대에 단순한 데이터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여러 데이터를 비교해서 차이가 드러나면 정보가 된다. 차이가 바로 상상력이다. 정보를 분석해서 인텔리전스, 즉 전략 정보를 찾아내야 한다. 대중은 세중細衆(혹은 分衆)의 단계를 거쳐 개중個衆이 되었다. 개중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정보의 자유로운 취사 선택을 통해 자신에게 필요한 지혜를 스스로 찾아낼 뿐만 아니라 이를 다시 정보 네트워크를 통해 발산한다. 클라우드 소싱을 보라! 개중은 대중에게서 자금뿐만 아니라 생존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기획의 아이디어까지 제공받는다. 다양한 팩트에 내재되어 있는 차이의 힘이 무한한 상상력을 도출한다. 그러니 하나의 주제는 임팩트가 강해야만 큰 호응을 얻는다. ​텍스트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다. 텍스트가 가치를 인정받으려면 콘텍스트가 중요하다. 텍스트를 둘러싼 이야기를 말하는 콘텍스트는 맥락이라고 번역되기도 한다. 그러니까 하이콘텍스트는 고맥락이다. 하이콘텍스트는 독자의 관심을 즉각적으로 이끌어낸다. 독자가 오로지 나를 위해서 쓰인 텍스트라고 여길 수 있는 텍스트가 바로 하이콘텍스트다. ​나는 2017년에 펴낸 졸저 『하이콘텍스트 시대의 책과 인간』에서 “오늘날 출판에서 가장 중요한 화두는 좋은 원고를 ‘발견’만 해서는 곤란하고 새로운 책을 ‘발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독자는 늘 새로운 것을 갈구한다. 조금 익숙하다 싶으면 독자는 외면한다. 아무리 좋은 내용이라 할지라도 한 번 접했던 것이라면 바로 식상하다고 생각해서 접근 자체를 기피한다. 텍스트가 달라져야 하고, 새로운 장르를 만들 줄 알아야 한다. 그러니 텍스트가 독자와의 관계성을 만들어내는 하이콘텍스트여야 한다. ​『하이콘텍스트 시대의 책과 인간』을 준비하고 있는 동안에 작가 한강은 『채식주의자』로 맨부커상 인터내셔널을 수상했다. 이 상을 수상한다는 소식(콘텍스트)이 알려지면서 『채식주의자』는 엄청나게 팔려나가기 시작했다. 2016년 5월 17일에 23세의 한 여성이 서울 강남역 10번 출구 인근의 남녀 공용 화장실에서 흉기에 찔려 강남하이퍼블릭 살해당했다. 이후 10번 출구에는 이를 추모하는 포스트잇이 무수히 붙었다. 10번 출구는 “한국사회의 여성 혐오에 대한 문제의식을 표출하는 상징적인 공간”으로 거듭났다. 하지만 이 살인이 우발적인 ‘묻지마 폭력’이냐, 아니면 ‘여성 혐오 살인사건’이냐 하는 논쟁이 거세게 일다가 한 성우가 메갈리아라는 여성주의 커뮤니티에서 구입한 2만 원짜리 티셔츠 사진을 SNS에 올린 것이 계기가 되어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번져갔다. 그때까지만 해도 ‘여성 혐오’는 한국사회에서는 낯선 말이었지만 ‘여성 혐오’는 ‘맨스플레인’과 함께 2016년을 상징하는 단어가 되었다. ​사태가 이렇게 발전하자 페미니즘 서적이 되살아나기 시작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여성들이 차별과 폭력에 눈뜨기 시작했고, 그해 출간된 『82년생 김지영』(조남주, 민음사)은 굵직굵직한 젠더 이슈가 터질 때마다 판매 부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2010년 최고의 소설로 등극했다. 이후에도 페미니즘을 다룬 새로운 책의 출간이 많이 늘어났다. 심지어 죽어 있던 페미니즘 서적들까지 모두 되살아나면서 서점에는 페미니즘 서적들이 폭증했다. 서점은 이들 서적으로 도배되기 시작했다. 책 좀 팔아보자고 상을 조작하거나 살인을 할 수 없는 일이지만 우리는 어떻게든 책을 둘러싼 풍성한 이야기를 만들 줄 알아야 한다. ​되도록 많은 사람이 공감하고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나는 『하이콘텍스트 시대의 책과 인간』에서 “상업적으로 성공하려면 하이콘텍스트부터 이해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요즘 모든 미디어는 하이콘텍스트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모두가 생산자이자 소비자이기에 서로 깊이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시청률을 의식하는 텔레비전이 이런 흐름을 주도한다. 그들은 시청자가 ‘유혹의 그물망’을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하이콘텍스트 방식을 적극적으로 이용한다”면서 다음과 같이 썼다. 스토리를 파는 드라마는 강력한 캐릭터를 지닌 다수의 인물을 등장시킨다. 요즘에는 한 명의 주인공 또는 핵가족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드라마를 찾아보기 어렵다. ;의 F4처럼 임팩트가 강한 주인공들이 등장한다. 형식을 파는 토크쇼 역시 개성이 다른 인물들이 ‘떼거리’로 등장해 기상천외한 이야기를 털어놓으면서 자신만의 강점을 보여주려고 경쟁한다. 심지어 가요프로그램에서는 복면을 쓰고 등장하기도 하는데 익명성이 재미를 더한다. 세계의 모든 문제를 ‘중계’하는 뉴스에서는 날마다 충격적인 사건이 벌어지니 ‘하이라이트’ 화면만 모아놓아도 시청자를 유혹할 수 있다. 스포츠 중계 역시 하이라이트 화면만 반복해서 틀어도 장사가 된다. 하이콘텍스트의 장점을 최대로 보여준 프로그램은 ‘꽃미남’ 트렌드를 들고 나온 TV조선의 오디션 프로그램 ;의 출연자들은 본선에 진출한 사람들은 거의 모두 스타가 되었다. 그들이 노래를 부른 영상은 3분 30초 내외로 잘게 쪼개져 포털에 무료로 올려졌다. 대중은 광고를 강남하이퍼블릭 보는 불편함을 감수하면서 이들 영상을 수없이 보았다. ​;은 하이콘텍스트의 강점과 폐해를 최고 수준으로 한꺼번에 보여준 사례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내가 하이콘텍스트에 대해 쓴 첫 글은 426호(2016. 10. 20)에 발표한 「왜 하이콘텍스트 출판인가」라는 글에서 “이미 스마트폰 안에는 시장, 도서관, 은행, 사교클럽 등 모든 것이 존재한다. 그런 곳에서 한 순간 흥미를 끌지 못하면 바로 도태된다. 그러니 사전에 충분한 준비를 거친 다음 콘텐츠를 등장시킬 필요가 있다. 그렇게 공개한 콘텐츠가 갈수록 마니악해지는 유저들의 선택을 받으면 대박이 날 수도 있지만 대체로 바로 도태되는 일이 발생한다. 도태되지 않으려면 보다 많은 이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소재여야 한다. 그래서 하이콘텍스트여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나는 『하이콘텍스트 시대의 책과 인간』에서 일본 다이아몬드사의 편집자인 가토 사다아키가 2014년 겨울호에 발표한 「인터넷 &amp소셜 시대에 히트하는 콘텐츠는 왜 ‘하이콘텍스트’인가」에서 말한 견해를 인용했다. 그는 “CD나 서적, 영화 등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한 계층성이 약한 커뮤니케이션만 가능했던 시대에서 인터넷의 등장으로 말미암아 소수의 팬과 좀더 밀접한 관계를 구축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지나치게 규모가 작아 종래 유통으로 인식되지 못했지만, 분명히 그곳에 존재했던 상권을 가시화하고 비즈니스로서 성립시킬 수 있게 되었다. 팬의 수가 적은 경우뿐 아니라 상당수의 팬을 확보한 콘텐츠나 아티스트도 이러한 연결이 가능하다면 커뮤니티의 질이 향상되고 팬의 만족도도 올라갈 것이 분명하다. CD 100만 장, 서적 100만 부와 같은 종래 지표만이 아니라 10만 명, 1만 명, 1000명의 팬과 밀접하게 연결되는 새로운 가치의 평가 축이 생겨나고 있다. 매스커뮤니케이션 시대에는 미처 인식하지 못했던 다양한 규모의 팬과 지속적으로 이어가는 관계의 가치는 앞으로 점점 높아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그의 지적대로 이제 책도 그런 시장에 완전히 편입됐다. 지금은 유튜브 세상이다. 유튜브에서 검색이 되지 않는 책은 팔기 어려운 세상이 되었다. 유튜브 영상은 하이콘텍스트의 속성이 더욱 강력하게 작용한다. 페이스북에 글을 쓰던 검찰 출신의 이연주 변호사가 『내가 검찰을 떠난 이유』(포르체)를 펴냈다. 책을 펴내기 전부터 저자는 유튜브에 출연해 인지도를 올렸다. 검찰 개혁이 최고의 이슈인 시대에 그가 말하는 이야기들은 제대로 먹혀들기 시작했다. 그는 실명으로 비판을 하기에 팬을 빠르게 늘려갈 수 있었다. 이 책이 바로 베스트셀러에 진입한 것은 지극히 당연할 수밖에 없었다. ​가토 사다아키는 “하이콘텍스트라는 이유만으로 큰 히트로 이어지는 콘텐츠가 강남하이퍼블릭 될 수는 없다. 대중의 기호가 다양해진 현대에는 유통되는 콘텐츠 하나하나가 틈새시장이 되기 십상이다. 팬이 늘지 않으면 히트상품이 되기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히트 콘텐츠’를 제작하려면 좀더 많은 사람의 흥미를 끌기 위한 방법으로 우선 콘텐츠의 중심이 되는 큰 테마를 준비해야 한다. 나아가 그 주위에 무수한 콘텍스트를 덧붙여가야 한다. 모든 콘텐츠에 이 방법론을 적용할 수는 없지만, 중심이 되는 단단한 스토리가 없다면 하이콘텍스트 콘텐츠가 히트하는 방법은 없다”고 했다. ​우리는 큰 테마부터 잡을 줄 알아야 한다. 큰 테마를 확정한 다음에는 소셜 미디어에서 글을 쓰면서 커뮤니티를 만들어야 한다. 커뮤니티는 다섯 명 이내의 소수로 시작해 점차 늘려가면 그만이다. 가끔 오프라인에서 만나 콘텐츠의 질을 키울 방법론을 찾아내야 한다. 그렇게 해서 자신감이 생겼을 때 책을 펴내면 된다. 자금이 부족한 것은 크라우드 펀딩으로 해결할 수 있다. 크라우드 펀딩은 하이콘텍스트의 장점을 제대로 수용한다. 그렇게 해서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는 것이 가장 손쉬운 창업일 수 있다.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준비를 하면 누구나 성공할 수 있다.​우리는 분명 소셜 미디어 시대에 살고 있다. 블로그, 트위터,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소셜 미디어가 점차 증가하면서 커뮤니케이션의 계층성은 점점 강해지고 있다. 소셜 미디어에 글을 올리면 즉각 ‘공감’ 혹은 ‘좋아요’의 반응을 얻을 수 있다. 내가 블로그에 마케팅을 잘하는 출판사의 책을 언급한 글을 올리면 그 반응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때가 종종 있다. 내 책을 아무리 반복해서 소개해도 아무런 반응을 도출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아마도 일간지의 기사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노출이 모든 것을 해결해주지 못한다. 어떻게 관계성을 찾아내는가가 중요하다. 텍스트를 둘러싼 다양한 이야기, 즉 콘텍스트(맥락)를 발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되도록 고맥락이 되어야 하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소셜 미디어는 공감의 장치다. 이성(머리)이 아니라 감성(몸과 마음)으로 호소하는 공간이다. 그런 공간을 어떻게 활용하는가에 따라 이야기가 확산되는 과정에서 콘텐츠 자체에 재미도 더해져 하이콘텍스트 콘텐츠와 소셜 미디어는 서로 상승작용을 일으킨다. 되도록 많은 사람이 공감하고 공유할 수 있는 하이콘텍스트를 활용한 비즈니스가 콘텐츠 비즈니스의 핵심이 되었다. 공중파나 일간신문은 망할 지경에 처했지만 그곳의 종사자 중에서 하이콘텍스트의 장점을 활용할 줄 아는 사람들은 1인 콘텐츠 기업가로 크게 성공하는 이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출판이라고 예외이겠는가! 당신도 한 번 나서보지 않으시겠는가!​527호 (2021. 1.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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